엉망진창인 10대를 보냈기 때문에 소설가가 되었다는 작가가 있단다.그렇다면 이 책에 나오는 10대 소년들은 결코 소설가는 되지 못할 것이다.도리어 엉망진창인 세상을 향해돌멩이를 날리는 이 소년들은 너무나 아름다운 십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그나 저나 컬링이라니...하긴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언젠가 TV에서 스톤인가 뭔가를 빗자루 비슷한 걸로쓸어내리는 해괴한 스포츠를 본적이 있기는 하다. 도대체 무슨 재미로 저걸 하나 싶었는데..이제 난 컬링 게임을 시시하게 보지 못할 것 같다.며루치와 산적과 으랏차 소년의 가슴을 뻥 뚫어준다는 컬링 을 어찌 외면하겠는가. 세상을 바꾸려면 힘이 들거든. 세상은 바뀌보다는 바뀌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 훨씬 많아. 그걸 다수라고 하지.그리고 말이다. 결국 다수가 원하는 대로 세상은 돌아가는 거다. -244p가슴이 먹먹해진다. 힘있는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법이란게 힘없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알면서도나역시 세상이 바뀌지 않기를 바라는 다수에 속한 것은 아니었을까.어느 시대 언제 어디서나 힘없는 사람들은 있다.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런 사람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거나 그들이 닥친 불행을 당연하다고 무심히 대해왔을지도 모른다.이런 어른들에게 그냥 컬링 팀을 조직한 소년들은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부모님들의 강권에 못이겨 꿈조차 제맘대로 가질 수 없는 우리 아이들!개성없고 획일화된 교육에 시름 시름 시들어가는 젊음과 비겁하기만 한 현실에 스피릿, 울분과 저항,그런 것 때문에 컬링을 한다는 아이들!부(富]와 권력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못난 어른들에게 브러쉬를 흔들며 정의로움에 다가가려는 아이들의눈물어린 투쟁이 우리 못난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든다.세상이 아무리 불합리하고 멋대로의 잣대로 아이들을 두들겨도 오뚜기처럼 일어나서맛서 싸울줄 아는 소년들이 있어, 친구를 위해 대자보를 흩뿌리는 용기가 있어서 세상은 아직 살아볼만하다고 나를 위안한다. 그리고 소년들이여 쩔어도 좋아 그냥 컬링 팀 못난 어른들이 응원할게!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엉망진창인 십대에 가깝다고 엄살을 떠는 작가여,엉망진창이 아닌 십대의 빛나는 이야기를 멋지게 풀어놓을 줄 아는 딴짓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동계 스포츠인 ‘컬링’을 통해 오롯한 청춘을 일깨워 나가는 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제2의 김연아’라 불리는 피겨 유망주 여동생을 둔 ‘베타 보이’ 차을하는 ‘슬슬 인생을 포기하는 게 빠른’ 벤치에 물러난 2군 선수처럼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다 난데없이 ‘컬링’ 팀에 스카우트 된다. 뭔가 구부러진 듯 이름마저 마음에 안 드는 컬링은 맷돌처럼 생긴 ‘스톤’이란 것을 빗자루처럼 생긴 도구를 이용해 ‘하우스’ 안에 넣는 동계 스포츠. 비쩍 마른 몸을 파닥이는 게 딱 ‘멸치’처럼 생긴 서인용과 산적이란 별명답게 엄청난 덩치와 포스를 지닌 강산, 이 어울리지 않는 콤비는 구성원이 꼭 넷이어야 하는 컬링팀을 이뤄 대회에 나가기 위해 ‘차을하’를 컬링으로 끌어들인다. ‘좀 웃기고 폼도 안 나는’ 비인기 종목인 컬링을 통해, 소년들은 차디찬 빙판 위에서 쭉 뻗어 날아오는 직구 대신 자신들만의 인생 굴곡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다.
작가는 단순히 으샤으샤 하는 스포츠 소설을 그려내기보다는 ‘에둘러 가는 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느리고 지지부진하게 움직이지만 결국 자신만의 컬(curl)을 가지는 컬링스톤처럼 삶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돌연 휘어든 순간에 있는, 혹은 그것을 위해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고자 했다.
간결한 문체와 시종일관 배를 간질이는 유머 넘치는 대사와 장면들은 ‘컬링’이라는 생소한 스포츠와 버무려져 신선한 재미를 안겨 준다. 인물들이 제각기 개성 넘치는 성격과 말투를 지니고 있어 작품을 읽는 동안 머릿속에 캐릭터들이 살아 숨쉬는 듯하다. 매 장마다 뒤를 궁금하게 하는 서사와 배꼽이 빠질 듯한 유머에서는 작가의 반짝이는 재기가 엿보인다.
1부 리드
2부 세컨드
3부 서드
4부 스킵
5부 컬링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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